상상

이런 상상을 해본다.

다음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불과 몇 해 전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온갖 말도 안되는 논리를 갖다붙여 통과를 시킨 새누리당은, 새로 대통령이 된 이가 추진하는 한국사 교과서 재집필에 딱히 할 말이 없다. (물론 언제 그랬었냐는듯이 문명국 중에 역사를 국정화한 나라가 어디있냐, 북한이 그렇다는데 종북이냐, 등등 하겠지만.. 그냥 이렇게 상상해 보자.)

현재의 교과서는 심각하게 친일매국노와 독재를 옹호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어서 학생들에게 조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지 못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근현대사를 한국사에서 분리해서 별도 교과목으로 신설하고, 모든 공무원 시험과 대학입시에 필수과목으로 채택한다.

새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친일매국노들의 행적을 아주 아주 상세히 기술. 특히 신문사 사주나 유명 정치인의 부모나 문화계 인사들을 자세하게 다뤄서 매국행위를 하면 광복된 나라에서 얼굴을 들고 살 수 없으니, 앞으로 나라가 외세의 위협을 받을 경우에 매국보다는 독립운동에 헌신하는 것이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자라나는 세대에게 확실 히 가르쳐 줘야 한다.

이승만에 대해서는

  • 미국에 머물던 이승만은 임시정부에 의해 대통령을 추대되었지만, 미국에 한반도 신탁통치위임청원서를 제출된 후, 탄핵되었다는 역사적 사실,
  • 윤봉길 의사의 의거에 “이런(의거) 행동은 어리석은 짓이며, 일본의 선전내용만 강화시켜줄 뿐 한국의 독립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다.”라고 폄훼한 사실,
  • 해방 후 통일 민족 정부 수립의 민족적 염원을 뒤로 한 채 줄기차게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위해 활동한 역사적 사실,
  • 친일파 청산을 위해 설치되었던 반민특위를 경찰력으로 강제 해산하는 일을 묵인한 점,
  • 김구선생 암살에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있다는 의혹,
  • 단정 수립 후 북진통일을 소리 높여 외치다 막상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국군이 승전을 거두고 있으니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는 녹음 방송을 켜두고, 자신은 서울을 버리고 남하한 후 한강인도교를 끊어버려 민간인 피해 뿐만 아니라 막대한 군사적 피해까지 초래한 일,
  • 전쟁이 한창인 임시수도 부산에서, 국회 간선제를 통해서는 재선이 불가능해지자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시도하는데, 야당의 반대로 개헌이 불가능하자 헌병대를 동원해 야당 국회의원 50명을 강제 연행하고 그 가운데 10명은 국제공산당과 연관이 있다는 혐의로 구속,  이런 상태로 국회에서 기립표결로 개헌안을 통과시킨 일,
  • 전쟁직후 초대대통령에 한해 연임을 무제한 할 수 있도록 하는 개헌안을 그 이름도 유명한 사사오입 개헌을 통해 통과시킨 일,
  • 4.19 혁명을 야기한 3.15 부정선거의 장본인이라는 사실,

박정희에 대해서는

  • 일제의 괴뢰국 만주국의 장교, 간도특설대 활동, 일본 육사 편입을 위한 “멸사봉공” 혈서 등등에 자세히 기술,
  • 해방공간에서 남로당 활동 자세히 기술,
  • 5.16 정변 후 민간에 정권을 이양한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이 그 민간이 된 점,
  • 무엇보다, 박정희는 이승만을 부정부패의 원흉으로 생각했다는 점을 강조,
  • 유신시대의 긴급조치에 대해 자세히 기술. 유신헌법에 대한 비방, 심지어 개폐에 대한 선전 자체가 금지되며, 이를 어기면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 수색이고, 징역 15년 이하, 군법회의에서 심판, 처단되며, 이 긴급조치 자체는 사법심사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점 등등.
  • 유신시대에는 국회의원의 1/3을 대통령이 사실상 지명했다는 사실.
  • 10/26 당시 궁정동 안가에서 젊은 여대생이 부르는 엔까를 들으면서 여대생이 따라주는 양주를 마시고 있었다는 정확한 사실 등등등

이런 국정교과서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두 세대 정도만 가르친다면 건국절이니, 건국의 아버지니, 구국의 결단이니 이런 멍멍이 소리는 듣지 않게 되지 않을가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