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석사 과정을 다니던 1992년~1994년에는 공대 대학원생에게 “휴가”라는 것은 적어도 내가 생활하던 공간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개념이었다. 연구실 단위로 교수님과 함께 단체여행을 가는 일이 휴가라면 휴가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흘러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박사 과정을 다닐 때도 연구조교를 하면서는 딱히 정해진 “휴가”라는 걸 요구해본 적도 없고, 정해진 휴가라는 걸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휴가에 대한 불만 자체도 가져본 적이 없다. 하루 8시간 일주일에 5일 그렇게 주당 40시간 기본 근무 시간을 채우고 2주마다 급여를 받아가야하기 때문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올바른 일은 아니지 싶지만, 아무튼 당시에는 그런 개념조차 없었다는 말이다.
대학원생들을 데리고 있게 되면서도 휴가 문제를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왜냐하면 내 머리 속에는 “대학원생들에게 휴가”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일 년에 네 학기가 돌아가는 쿼터 시스템인데, 매 학기 바뀔 때마다 일 주일의 휴가가 있고, 여름과 겨울에는 여기에 추가로 두 주의 휴가가 추가된다. 물론 학부 학생과 교수들을 위한 일정이 그렇다는 말이다. 작년에는 별 생각 없이 대학원생들도 학부학생들 학사 일정에 맞춰서 쉬게 해 주었다.
그런데 생각을 좀 해보니, 연구조교를 하는 대학원생은 주당 40시간 기준으로 2주마다 급여를 꼬박 꼬박 받는데 여름과 겨울에 3주를 쉬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과하다 싶었다.
이런 것도 이번 기회에 명확한 기준을 세워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