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기술

지난 번 한국에 갔을 때, 서점에서 발견한 책. 유시민의 신작, “표현의 기술”이다. 서점 주인 말씀이 유시민 책은 나오기만 하면 아주 잘 나간다면서 이 분은 책이나 계속 쓰면 좋을텐데, 왜 정치한다고 했는지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셨다. 그 말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유시민의 책을 거의 모두 사기는 했던 것 같다. 유시민이 생업으로서의 정치를 그만둔 것은 한국정치에는 마이너스 요소가 되겠지만 출판계에는 플러스가 되는 일이겠고, 독자로서 그의 책을 더 자주 만나게 되는 일이니 독자로서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건 순전히 내 추측인데, 유시민이 정치를 그만두게 된 이유말이다. 그건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그 이후의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대중에 대한 분노, 실망 그런 마음이 가장 큰 축이 아닐까. 어쩌면 자칭 자유주의자로서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주류로서의 모든 배경을 가진 사람이, 주류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으며, 권력욕 이상의 그 무엇인가(희생? 봉사?)를 위한 정치를, 도저히 답이 없어보이는 대중을 위해 계속 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다. 할만큼 했다는 마음도 있었으리라. 한 번뿐인 인생, 이제는 자신을 위해 살 때도 되었다고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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