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내게조차 버려진 이 블로그에 거의 열 달만에 다시 들어와 본다. 손가락에 관절염이 생긴이후로 자판으로 글쓰기를 의도적으로 피한 면도 있고, 종이 일기에 감정의 쓰레기들을 던져 놓기 시작한 이후로는 굳이 이곳에다가 넉두리를 할 필요도 없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학기에는 새로 하기로 한 일들이 여러가지로 겹친데다가 수업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수업이 두 개가 한꺼번에 잡히는 바람에 하루 하루를 전쟁처럼 보냈다.

이번 학기는 다행히 약간 숨을 돌릴 여유가 생겨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일들을 다시 살피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나를 돌아보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2009년에 7월에 지금 하는 일을 시작했으니, 올 해 7월이 되면 만 10년이 된다. 여태껏 했던 어떤 일보다도 오랜 기간 동안 한 일이 되었지만, 가장 짧게 느껴지는 지난 10년이다.

앞으로 얼마 동안 건강한 상태로 더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잠시 숨고르기를 해보고,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내 안의 욕망에 더 귀기울여 보기로 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