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관련 논란

지난 대선 때 모든 유력 후보들이 약속했던 최저임금 1만원까지 인상 공약. 문재인 정부에서 이 약속을 지키려다가 보수매체로부터 융단폭격을 받아왔고, 그 공격이 꽤 성공적이었다. 지난 2년간 큰 폭으로 올리던 최저임금이 결국 올 해는 2.87%의 시급 인상에 그쳤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901561.html

최저임금을 올리면, 임금부담 때문에 고용이 줄고, 자영업자들은 줄도산을 할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가 보수경제지들의 전폭적인 지지덕분에 힘을 얻은 형세다. 경제가 어려운 이유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이라는 논리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또한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양새다.

최저임금 문제가 이런 식으로 그렇게 단순한 도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면, 가장 간단한 반례로,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내려면, 임금부담이 줄어드니 고용이 늘고, 자영업자들은 임금걱정없어 만세를 부를 것이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것이 자명해보이는데, 그렇다면 문제의 원인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만은 아닐 것인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공격하려고 과도하게 부풀려진 면이 있다고 본다.

지난 2년간의 두 자리 수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894933.html

요약하자면, 임금격차는 줄었지만, 노동시간과 고용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1년이 약간 넘는 기간동안 소규모 자영업체과 중소 제조업체 94곳을 심층면접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고 한다. 조사 기간이 최저임금의 두 번째 두 자리 수 인상 기간과 겹치는 문제가 있고, 그렇다면, 지난 2년 간의 두 자리 수 최저 임금 인상의 결과라고 보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최저 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결과를 제대로 논의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너무 이르다.

지난 10년 간의 최저임금과 고용률의 변화를 살펴본 기사도 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900831.html

하지만 고용률은 임금 이외에도 산업구조의 변화같은 다른 다양한 원인이 존재할텐데, 둘 사의 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상관관계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지적받을 만하다.

그런 면에서 다음의 기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https://www.vox.com/the-highlight/2019/7/13/20690266/seattle-minimum-wage-15-dollars

이 기사는 미국 시애틀에서 최저 시급을 2015년에 15달러로 올리고 난 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고찰한 것이다. 몇 가지 연구 결과를 소개했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후에 벌어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살펴봤다. 보수매체의 “선동”대로라면, 9달러 정도에서 15달러로 급격하게 올렸으니 시애틀의 경제는 파탄이 났어야 할텐데, 결론적으로 말해, 결과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함께 나타났고, 경제가 파탄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는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애초의 우려와는 달리, 시애틀에는 매 달 40개의 새로운 식당이 생기고 잏으며, 식당과 술집에서 고용하는 인원은 2015년 이후 134,000명에서 158,000으로 오히려 증가했고, 고용주들을 면접한 결과, 최저임금 15달러 인상 이후에 사업을 그만두거나 다른 주로 옮기겠다는 대답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노동시간이 아주 적었던 저소득층은 전체 임금은 거의 그대로이고, 상대적으로 긴 노동시간을 가졌던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애틀에서의 이런 결과가 다른 주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나타날 것에는 조심스러운 편이다. 시애틀의 경제가 좋은 편이라 저임금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임금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높은 최저 임금이 절대악은 분명히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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