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수업-봉사

하루 종일 연구실 앉아서 일을 하다보면, 한 가지 일에 집중해서 몰두 하기가 쉽지가 않다. 교수라는 직업이 여러가지 장점들이 있지만, 단점을 들어보면 이또한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단점은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일의 종류가 많다는 점이다. 크게 세 가지의 기본 업무가 있다. 연구, 수업, 그리고 봉사 이렇게 세 가지를 균형잡아야 한다. 연구만 몰두해서 수업을 소홀히 하고, 학교나 과를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거나, 최고의 수업 준비를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소모하고, 연구는 뒷전이 된다거나, 연구나 수업은 팽개치고, 대외업무에만 발 벗고 나선다거나 하면, 정년심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이 세가지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 성공적인 교수가 될 수 있는데, 하나에 몰두하다보면 갑자기 다른 것 때문에 마음이 쓰이고, 다른 데로 마음이 옮겨가고 나면, 또 다른 해야할 일이 떠 오르고 하는 식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생각이 흐름이 하루 종일 계속된다.

연구

최신 연구 동향을 따라 잡으려면, 최신 학계 소식과 더불어, 학회나 학회지에서 쏟아져 나오는 논문들도 꾸준히 읽어야 한다. 연구실을 운영하려면, 대학원생들이 있어야 하고, 대학원생을 받으려면 연구자금이 필요하다. 연구자금을 따오려면 제안서를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제안서 작성을 하려면, 수행해야할 연구주제도 명확하게 설명을 해야 하지만, 그 연구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여기 저기 학회에 얼굴도 비춰야하지만, 관련된 연구에 대한 결과물은 논문 형태로 꾸준히 내야, 연구자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으며, 이런 내용들은 연구 제안서의 내용을 충실하게 하는데 필수 요소다.

수업

수업의 중요성은 학교에 따라 다르다. 연구중심 학교에서는 아무래도 수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작고, 학부 중심의 학교들은 수업의 부담도 크고, 수업의 평가에 대한 중요성도 또한 높다. 어떤 학교든지 간에 때로 새로운 과목을 개설하거나, 다른 교수가 가르치던 과목을 맡아서 가르쳐야 하는 경우들이 생기기 때문에 수업 준비도 소홀히할 수는 없는 일이다.

봉사

학교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거나, 학과에서 필요한 일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학교의 일원으로서 충실하게 지내야한다. 처음 시작하는 조교수들은 가능한 최소한으로 맡는 것이 좋다. 회의에 불려다니는 시간이 녹녹치 않게 많기 때문에, 정년심사 전에는 티나지 않을 정도로 시간 부담이 적은 일들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와 체계를 잡아놓지 않으면, 하루 종일 이런 저런 잡무의 꽁무니만 쫓다가 퇴근하게 되나. 그렇게 하루, 이틀, 한 주, 두 주, 한 달, 두 달이 지나다보면 하루 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것 같은데, 성과는 없는 현상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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