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 후

지난 10년간 살던 집을 떠나,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왔다. 직장을 옮기면서 진작에 했어야 하느 이사지만, 사정상 미뤄오다가, 지난 7월부터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때 시작한 이사 준비가 10월이 되어서야 겨우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다.

지난 세 달 동안 이런 저런 우여곡절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지만, 이렇게 새 집에 무사히 앉아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이사 짐을 싸면서 정말 이것까지 버려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렸는데도, 이사 온 집에는 아직도 풀어서 정리할 상자들이 한 방에 가득 쌓여있고, 부엌 살림이며, 책이며, 정리할 것이 산더미 같이 많이 남아있다.

그래도 잠자고, 씻고, 밥하고, 음식하고, 커피를 내리는 기초적인 생활은 가능한 상태가 된 것에 감사한다.

짐을 정리하면서, 두 가지를 느꼈다.1. 하찮은 인생, 목숨 부지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참 많기도 하다는 것과,2. 그동안 사는 데 필요없는 것들을 참 많이도 챙겨 갖고 있구나 하는 것.
이사를 위해 대부분의 짐들을 싸서 컨테이너에 넣어놓고, 기초적인 조리도구와 그룻 몇 개 그리고 당장 입을 옷 몇가지만 갖고도 몇 주 동안 별탈없이 살아지는 걸 보면서 새삼스레 느낀다.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려라.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