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민권 취득 후 한국 국적을 상실하게 되었었다. 고국을 버린다는 느낌과 이제는 한국에 대해 타자가 되어버린다는 느낌 때문에 미국 시민권 취득이 잠시 망설여지기는 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영주할 생각인데, 투표권도 없이, 미국에서 또 다시 타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맞는지 또한 의문이 들었다.
시민권 취득 후,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여러 번의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한편으론 시민권 취득은 잘 한 일이었다는 생각이다. 또한 국방관련 과제를 신청할 때, 미국 시민권자로서 제약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것 또한 좋은 점이다.
하지만, 때때로 한국의 국적 제도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 또한 아니었다. 외국 국적의 취득이 한국에 대한 일종의 배신 행위로 생각되는 것 같아서다. 30대 중반까지 한국의 성실한 시민으로 국방의 의무를 비롯한 내게 주어진 시민으로서의 의무도 모두 수행했는데, 현실적인 이유로 외국 국적 취득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국적 포기를 강요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닌가 해서다.
그러던 중에 해외우수인재 국적회복 프로그램을 알게되었다. 일정 요건이 충족되는 사람들에게 국적 회복의 기회를 준다는 것. 신청 자격 중에 여러가지 범주가 있지만, 나에게 해당되는 것은, 일정 기간 이상의 대학 교수 경력과 연구경력 증빙등을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국적 회복을 허용해 줄 수 있다는 것.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그래도 어찌되었든, 진행이 되어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제 영사관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연락이 오면, 시카고 영사관에 가서 국민선서와 국적증서를 받으면 된다.
이제 또 얼마를 기다려야할 지는 모르겠지만, 국적 허가 후 1년 내에 국민선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만큼 그 전에는 되겠지 하고 기대한다. 가능하다면 내년 총선에 투표할 수 있게 그 전에 마무리되어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진행 일지
- 2021년 10월 경: 서류 작업 시작.
- 2021년 12월 4일: 영사관 방문 후 국적 회복 신청 서류 접수. 서류 인쇄해서 방문 접수만 된다고 해서 영사관 방문.
- 2022년 1월 21일: 법무부에서 신청 서류 접수 확인 이메일 받음.
- 2023년 6월 9일: 법무부에서 기존에 낸 서류에 대한 soft-copy 송부를 요청받음. 그 사이에 신청 양식에 변경도 있어서, 서류 재 작성 후, 이메일로 송부.
- 2023년 10월 11일: 법무부에서 국적 회복 신청이 허가되었으니, 담당 영사관을 통해 국민선서와 국적증서를 받기 위한 안내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음.
- 2023년 10월 12일: 시카고 영사관 국적과에 문의. 명단과 국적증서를 받지 못한 상태라, 아무 것도 진행할 수 없으니, 영사관에서 연락이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음.
추가 소식
- 2023년 11월 6일: 시카고 영사관에서 연락이 옴. 국적회복 신청이 수리되었으며, 국적회복 수여식 진행을 위한 일정을 논의하고 싶다는 내용. 11월 20일 주에 가능하냐고 물어왔는데, 그 주가 추수감사절이 있는 주라서, 보스턴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다른 날짜로 조정 중. 11월 28일, 30일, 또는 12월 1일이 가능하다고 이메일 보냄.
- 2023년 11월 7일: 12월 1일 오전으로 잠정적으로 결정. 확정되면 시카고 총 영사관에 가야함.
** 추가 소식 ** (2024년 4월 8일)
- 2023년 12월 1일: 시카고 영사관에서 국적회복 선서 후 국적회복 서류 수령함.
- 2024년 3월 8일: 시카고 영사관에 여권신청을 위해 방문. (추가서류: 국적회복증서와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 확인서 가져가야 함)
- 2024년 4월 8일: 여권 우편으로 수령함.
** 추가 소식 ** (2024년 5월 1일)
- 2024년 4월 30일: 한국 방문
- 2024년 5월 1일: 주민센터에 방문해서 주민등록 신고. 안내서에는 신분증과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 확인서만 갖고 가면 된다고 되어 있으나, 주민등록 신고시, 해당 주소의 세대주와 동행해야 한다. 주민등록 신고시, 그 주소지 세대주의 인적정보와 서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한 달 짜리 임시 신분증 (주민등록증을 신청한 상태라는 것을 알려주는)을 발급받을 수 있다. 여권대신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의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다면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 또한 가져가야 한다. 새 주민등록증 발급까지는 3 ~ 4주가 소요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