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꼰대’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요즘은 그 말의 의미가 확장되어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윗사람으로 아집에 빠져 젊은이들에게 훈수랍시고 자기 의견을 강요하는 사람을 일컫게 되었다고 한다.

폭압적인 군사정권이 끝나고, 88년 서울올림픽을 지나며, 기존의 권위주의적이고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X세대로 불리던 우리 세대는 이제 나이들어 이른바 꼰대가 되었다.

막상 꼰대가 되어보니, 꼰대라는 말이 가진 틀의 무게가 상당하다는 걸 느낀다.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하면, 입을 떼기가 무섭게 이른바 ‘꼰대짓’으로 입틀막을 당하는 신세라니, 서글프다. 나이들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는 격언이 있던데, 입닥치고 돈이나 내라는 얘기로 들리기에 그 또한 서글프다.

MZ는 MZ라서 그려러니 한다면, X세대는 X세대라거 그러려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젊은 사람들 듣기 좋은 말을 해주면 현자로 칭송받고, 조금이라도 귀에 거슬리는 말이다 싶으면 꼰대로 비난을 받게 되니 너도 나도 입을 닫게 되고, 세대간 대화도 없어지니 그 장벽이 더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요즘처럼, 나이가 벼슬이 아닌 시대에, 입도 뻥끗하지 못하게 하는 ‘꼰대’라는 재갈은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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