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

날짜를 적다보면, 2022년이라는 것이 아직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2022년이라면 3차 대전 후에 지구가 멸망했거나, 또는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전해서 은하계를 이동할 수 있는 우주선이 날아다녀야 할 것 같다.

나이를 세어보니 50대도 이제 중반을 지나가고 있다. 자식들이 20대 초중반이 되었으니 이상할 일도 아닌데 2022년이란 년도만큼이나 50대라는 나이도 낯이 설다.

이제는 나이가 너무 많아져 더 늦기 전에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 30대 초중반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생각도 어리고, 삶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용기도 없었고, 삶의 무게를 짊어질 자신도 없었다. 50대 중반을 지나면서 지난 사진들을 살펴보니, 불과 5년 전의 나만 해도 참 젊었다.

지금의 주름지고 초라해보이는 모습도 다시 5년 뒤에 돌아보면 젊어보이겠지. 어제는 조금 더 젊었던 내가 되는 나이가 되어 가고 있다. 삶의 격랑을 많이 헤쳐 나왔다 생각했다. 이젠 좀 잔잔한 바다를 기대한다. 이런 저런 일들이 앞으로도 생길게다. 내게나 우리 자식들에게나, 범위를 조금 더 넓혀보면, 어머니, 형제들, 누나. 그들의 가족들까지.

흔들리더라도 튼튼한 뿌리덕분에 뽑혀나가지 않도록, 하루 하루 더 열심히 살자.


어릴 때를 돌이켜보면, 실없는 농담도 잘 하고, 꽤 밝고 즐거운 아이였던 것 같은데, 삶에 찌들면서 자존감도 낮아지고, 내 자신의 분위기도 가라앉고 어두운 면이 더 넓어진 느낌이다. 본성을 찾아서 다시 밝고 즐겁게 살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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