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일 시카고 영사관에서 대한민국 국적회복 증서를 수여했다. 만 2년이 걸렸지만, 다시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감개가 무량하다는 표현은 이 때 쓸 수 있을 것 같다.
국적을 증명할 수 있는 여권이나 주민등록증을 다시 받으려면 아직도 몇 가지 단계가 더 남아 있긴 하지만, 법적으로는 국적회복증서에 찍혀 있는 2023년 12월 1일이 공식적으로 국적이 회복된 날이다.
법무부에서 대법원으로 국적회복 사실이 통보되면 대법원에서 기본증명서 작업이 시작된다고 한다. 기본증명서가 완료되면, 그 때는 여권신청도 할 수 있게 된다. 여권이 없는데, 한국에 입국해야 한다면, 미국여권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게되면 외국국적불행사 서약을 지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불법을 저지르게 된다. 국적회복 절차에 좀더 촘촘히 세부 사항들이 정리되어야 할 것 같다.
기본증명서 발급이 언제될 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내년 봄에 디트로이트로 순회영사가 오게되면, 여권발급 신청을 해볼 생각이다.
미국시민권 취득 후 한국 국적을 상실하게 되었었다. 고국을 버린다는 느낌과 이제는 한국에 대해 타자가 되어버린다는 느낌 때문에 미국 시민권 취득이 잠시 망설여지기는 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영주할 생각인데, 투표권도 없이, 미국에서 또 다시 타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맞는지 또한 의문이 들었다.
시민권 취득 후,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여러 번의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한편으론 시민권 취득은 잘 한 일이었다는 생각이다. 또한 국방관련 과제를 신청할 때, 미국 시민권자로서 제약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것 또한 좋은 점이다.
하지만, 때때로 한국의 국적 제도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 또한 아니었다. 외국 국적의 취득이 한국에 대한 일종의 배신 행위로 생각되는 것 같아서다. 30대 중반까지 한국의 성실한 시민으로 국방의 의무를 비롯한 내게 주어진 시민으로서의 의무도 모두 수행했는데, 현실적인 이유로 외국 국적 취득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국적 포기를 강요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닌가 해서다.
그러던 중에 해외우수인재 국적회복 프로그램을 알게되었다. 일정 요건이 충족되는 사람들에게 국적 회복의 기회를 준다는 것. 신청 자격 중에 여러가지 범주가 있지만, 나에게 해당되는 것은, 일정 기간 이상의 대학 교수 경력과 연구경력 증빙등을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국적 회복을 허용해 줄 수 있다는 것.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그래도 어찌되었든, 진행이 되어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제 영사관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연락이 오면, 시카고 영사관에 가서 국민선서와 국적증서를 받으면 된다.
이제 또 얼마를 기다려야할 지는 모르겠지만, 국적 허가 후 1년 내에 국민선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만큼 그 전에는 되겠지 하고 기대한다. 가능하다면 내년 총선에 투표할 수 있게 그 전에 마무리되어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진행 일지
2021년 10월 경: 서류 작업 시작.
2021년 12월 4일: 영사관 방문 후 국적 회복 신청 서류 접수. 서류 인쇄해서 방문 접수만 된다고 해서 영사관 방문.
2022년 1월 21일: 법무부에서 신청 서류 접수 확인 이메일 받음.
2023년 6월 9일: 법무부에서 기존에 낸 서류에 대한 soft-copy 송부를 요청받음. 그 사이에 신청 양식에 변경도 있어서, 서류 재 작성 후, 이메일로 송부.
2023년 10월 11일: 법무부에서 국적 회복 신청이 허가되었으니, 담당 영사관을 통해 국민선서와 국적증서를 받기 위한 안내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음.
2023년 10월 12일: 시카고 영사관 국적과에 문의. 명단과 국적증서를 받지 못한 상태라, 아무 것도 진행할 수 없으니, 영사관에서 연락이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음.
추가 소식
2023년 11월 6일: 시카고 영사관에서 연락이 옴. 국적회복 신청이 수리되었으며, 국적회복 수여식 진행을 위한 일정을 논의하고 싶다는 내용. 11월 20일 주에 가능하냐고 물어왔는데, 그 주가 추수감사절이 있는 주라서, 보스턴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다른 날짜로 조정 중. 11월 28일, 30일, 또는 12월 1일이 가능하다고 이메일 보냄.
2023년 11월 7일: 12월 1일 오전으로 잠정적으로 결정. 확정되면 시카고 총 영사관에 가야함.
** 추가 소식 ** (2024년 4월 8일)
2023년 12월 1일: 시카고 영사관에서 국적회복 선서 후 국적회복 서류 수령함.
2024년 3월 8일: 시카고 영사관에 여권신청을 위해 방문. (추가서류: 국적회복증서와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 확인서 가져가야 함)
2024년 4월 8일: 여권 우편으로 수령함.
** 추가 소식 ** (2024년 5월 1일)
2024년 4월 30일: 한국 방문
2024년 5월 1일: 주민센터에 방문해서 주민등록 신고. 안내서에는 신분증과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 확인서만 갖고 가면 된다고 되어 있으나, 주민등록 신고시, 해당 주소의 세대주와 동행해야 한다. 주민등록 신고시, 그 주소지 세대주의 인적정보와 서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한 달 짜리 임시 신분증 (주민등록증을 신청한 상태라는 것을 알려주는)을 발급받을 수 있다. 여권대신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의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다면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 또한 가져가야 한다. 새 주민등록증 발급까지는 3 ~ 4주가 소요된다고 한다.
로봇공학 학회 중에서 유명한 것 두 개가 있다. ICRA와 IROS. 올 해 IROS가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다고 해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참석하기로 하고, 급하게 논문을 두 개 제출했다. 운이 좋게도 그 중에 하나가 받아들여져서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코로나 이후로 학회 참석을 자제해왔는데, 오래 간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자기 연구를 발표하고 의견을 나누고 하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다.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IBRO 2023 학회. 학회의 규모는 SfN에 비한다면 아기자기한 정도. 아무래도 응용연구보다는 의학적 뇌연구 분야에 집중된 느낌이고, 뇌연구와 접합된 로보틱스 분야의 내용은 별로 없었다.
스페인 방문은 처음인데, 몇 달 전부터 시작한 스페인어 공부가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날씨는, 햇살을 뜨겁지만 습기는 없어 그늘에만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졌다.
오래된 도시의 숨결을 유지한 아름다운 도시.
한국 수퍼마켓도 아닌데, 한글 간판에 한국라면과 술, 그리고 김치.
그리고 절대 빼먹을 수 없는 곳. 중앙시장 – 산 아구스틴. 싱싱하고 다양한 해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조리해주는데, 정말 맛이 있다.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나면 문을 닫기 때문에 일찍 서둘러야 하고, 저녁 식사는 할 수 없다. 음식의 간이 한국 사람 입맛에 딱 적당하다. 너무 짜지도 너무 달지도 않게 맛이 있다. 토마토를 비롯한 야채의 맛도 정말 좋다. 도시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어디를 가나 기본적으로 맛이 있다.
단 한군데 예외가 있었는데, 중동풍의 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그다지 입맛에 맞지 않았는데, 술이라도 팔면 안주삼아 견뎌보려 했는데, 술도 팔지 않고, 무알콜 맥주를 파는데, 차라리 콜라가 낫지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라나다 공항까지 이른 시간이었지만, 미리 보아둔 택시 정거장 덕분에 제 때 도착했다. 하지만 그라나다에서 출발이 늦어져 마드리드에서 연결편 탑승까지 빠듯한 시간 때문에 공항을 달리다시피해서 겨우 겨우 마드리드발 시카고 행 비행기에 탑승. 시카고에 내려서 짐을 찾으려하니, 도착하지 않았다. 아마도 마드리드 공항에서 제때 시카고행 비행기에 실리지 못했던 것 같다. 다음부터는 특히 국제선의 경우에는 연결편 시간에 여유를 좀 많이 잡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다행히 짐은 이틀 뒤에 하나, 나흘 뒤에 또 하나 이렇게 해서 집에 잘 도착했다.
가기 전에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유로화 굳이 가져갈 필요없이, 어디서나 신용카드를 쓸 수 있었다. ATM기도 많이 보여서, 급하면 찾아쓰면 되기때문에 유로화 환전 불필요. 그리고, 신용카드는 마스터와 비자 둘 중 하나는 꼭 챙겨가야 한다. Amex같은 미국 카드는 안받는다.
디트로이트에서 좁은 강을 건너면 바로 캐나다. 이쪽으로 국경을 건너 캐나다로 가 본 적은 없었다. 전에 나이아가로 폭포 여행을 갈 때는 69번 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했었다. 이번에는 Erie 호수 가에 있는 Point Pelee National Park 근처에 숙소를 잡고, 며칠 쉬다 오기로 했다. 미국 쪽으로 뾰족하게 나와 있는 부분으로 캐나다 본토 중에서 미국 쪽으로 가장 많이 내려와 있는 곳이라도 했다.
일주일 만에 집에 돌아왔더니, heater에서 찬 바람이 나온다. Furnace를 확인해보니, 불길이 보이지 않는다.
불길이 안 보인다.
빨간색으로 반짝이는 LED 불빛을 확인해보니, 짧게 세 번, 길게 네 번. Error Code 3-4: Ignition proving failure.
“Control will try three more times before lockout #1-4 will occur. If the flame signal is lost after the trial for ignition period, the blower will come on for a 90 second recycle delay. Check for: build-up on the flame sensor; proper microamp distribution to the flame sensor; defective gas valve or turned off gas valve; faulty hot surface ignitor; low inlet gas pressure; the manual valve is shut-off; continuity of control ground; low flame carryover or rough ignition; ungrounded flame sensor.”
검색해보니, 제일 흔한 원인이 flame sensor 표면이 더러워져서 sensor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 분리해서 확인해 보니, 상태가 나쁘지 않다. 표면을 깨끗이 닦아내고, 다시 설치.
flame sensor
YouTube에 검색해보니, 불이 붙는 부분에 igniter라는 것이 빨갛에 달아오른 것이 보인다. 우리 집 furnace를 확인해보니 불빛이 아예보이지 않는다. 분리해서 확인해보니, 손상된 부분이 보인다.
Amazon에서 부품 검색하니 $20. https://www.amazon.com/Repairwares-Universal-AP2042796-WE04X0750-Bracketless/dp/B07FCJLYDZ
다행히 요 며칠 아주 춥지는 않아서, 집에 있던 이동형 radiator heater로 이틀 버팀. 마침내 도착한 igniter를 교체하니, 불길이 활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