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그리기 – 스티브 잡스

전에 유화 그리기로 하고 밑그림 스케치만 해놓았다가 몇 주를 그냥 지냈다. 캔버스에 연필로 쓱쓱 그린 투박한 것이 나름 느낌이 좋았는데, 어차피 유화를 그리기로 한 것이니 그래도 그냥 계속 둘 수는 없어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 자세한 기술들은 모르겠고, 색도 그냥 느낌대로 섞어 썼다. 이렇게 몇 차례 더 습작을 하다보면 내가 알아야할 것들이 좀 더 명확해지리라.

완성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일단, 중간과정을 기록 삼아 남겨두기로 한다.

짜놓은 물감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 여기 저기 써먹었더니 대략 전체적으로 같은 톤의 색이 자꾸 들어가는 것 같군. 다음 번 작업 때는 배경을 조금만 더 밝게 해볼 생각이다. 눈썹, 눈, 코, 입, 수염 모두 한 단계 더 세세한 붓질을 하기로 한다.

Steve Jobs 그리기

유화 그리기를 다시 시작해볼 생각으로 Steve Jobs 스케치를 캔버스 위에 했다. 유화 잉크를 바르면 모두 지워질 운명이라 원래는 살짝 윤곽만 잡는 건데, 하도보니 얼추 ‘연필로 그리기’가 되어버렸다. 한동안 그리기를 쉬었는데, 쉬는 동안에도 실력이 조금 늘었나보다. 사물을 보는 눈이 조금은 더 예리해진 것 같다. 전에는 바탕에 격자를 그리고 물체의 위치를 잡아주었는데, 이번에는 온전히 그냥 눈대중으로 그려본 것인데, 이전에 했던 것보다 오히려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아내는 이렇게 하는 편이 오히려 나만의 느낌이 난다며 칭찬을 해준다. 도화지가 아니라 캔버스 위에 연필로 슥슥한 것이라 그런지, 캔버스의 거친 느낌이 그림에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