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교수

5월 15일에 열린 Board of Regents 회의에서 2025-2026학기에 승진 후보들에 대해 최종적으로 승인이 이루어졌다. 이제 공식적으로 2025년도 가을 학기부터 Associate Professor with Tenure (부교수 – 정년보장)가 된다. 다들 별 문제 없을 것이라 했지만, 그래도 당사자는 심사기간 동안 마음을 졸일 수 밖에는 없는 일. 이제 큰 걱정 하나는 덜었다.

Kettering 대학에서 10여년을 보낸 부교수 3년차에 다시 조교수 자리에 지원해 자리를 옮기게 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뭔가 좀 더 깊이있고, 의미있는 연구를 해보고싶다는 개인적인 욕구가 있었다. 이것을 채우기 위해 박사과정이 있는 주립대를 목표로 다시 지원을 시작했다. 플로리다 대학과 전화 인터뷰까지는 갔는데 잘 안되었고, 그러던 중, 미시간대학-디어본에서 로보틱스 분야 조교수 모집 공고를 보게되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일단 지원해놓고 보자는 마음으로 지원을 했다.

조교수 채용하는 자리에 부교수 3년차가 지원했으니, 아마도 처음에 걸러졌으리라. 하지만 아마도 최종 후보자들 중에서 학교의 offer를 받은 사람이 없었는지, 내게 연락이 왔다. 조금 미심쩍은 투로, 이 자리가 조교수 뽑는 자리인데, 정말 올 생각이 있는지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이틀 정도 고민을 하다가, 조교수 자리라도 새로 시작해 보겠다는 이메일 답장을 보내고, on-site interview를 거쳐서 offer를 받았다. 2019년 가을 학기부터 시작하는 자리였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2020년 겨울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계약을 했다.

새로 연구실을 만들고, 연구분야도 다시 정립해야 하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5년 안에 성과를 내야하는 조건이었다. 정년심사는 원래 6년차에 하는 것이지만, 내 경력을 고려해줘서 5년차에 할 수 있게 계약을 했다. 다만 가을학기 대신 겨울학기에 시작하는 바람에 실제로는 5.5년차에 지원하게 되었다.

2020년 겨울학기에 시작된 Covid 때문에 학교가 모두 online 체제로 바뀌고, 학교 출입과 연구실 사용이 엄격히 통제, 관리되는 바람에 초창기 연구실 만드는 일에 어려움을 겪었다. 과제 제안서 쓰느 일도 익숙한 것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하나씩 배워나가야 했다.

돌이켜보면 운도 따라주었고, 한양대의 남해운 교수와, 지금 학교의 선배, 동료 교수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모든 분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전하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닿는대로 짧게라도 고마움을 전해야겠다.

방문교수로 시작해서 조교수, 부교수, 다시 조교수의 길. 이렇게 15년을 보내고서 다시 부교수가 되었다. 정교수가 되는 걸 목표로 달려가지는 않을 생각이지만, 열심히 재밌게 연구하다보면 또 기회가 오겠지. 굽이 굽이 참 많이도 돌아가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모든 순간도 내 삶이니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제 5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넘어가니, 몸의 이곳 저곳에서 못살겠다고 신호를 보내오고 있다.

조금이라도 상태가 좋을 때, 잘 유지하고, 이 상태라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더 재미있는 연구 분야를 찾아보자. 이제부터는 해야할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 내가 더 재미를 느끼는 일에 시간을 좀 더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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