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꼰대’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요즘은 그 말의 의미가 확장되어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윗사람으로 아집에 빠져 젊은이들에게 훈수랍시고 자기 의견을 강요하는 사람을 일컫게 되었다고 한다.

폭압적인 군사정권이 끝나고, 88년 서울올림픽을 지나며, 기존의 권위주의적이고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X세대로 불리던 우리 세대는 이제 나이들어 이른바 꼰대가 되었다.

막상 꼰대가 되어보니, 꼰대라는 말이 가진 틀의 무게가 상당하다는 걸 느낀다.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하면, 입을 떼기가 무섭게 이른바 ‘꼰대짓’으로 입틀막을 당하는 신세라니, 서글프다. 나이들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닫으라는 격언이 있던데, 입닥치고 돈이나 내라는 얘기로 들리기에 그 또한 서글프다.

MZ는 MZ라서 그려러니 한다면, X세대는 X세대라거 그러려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젊은 사람들 듣기 좋은 말을 해주면 현자로 칭송받고, 조금이라도 귀에 거슬리는 말이다 싶으면 꼰대로 비난을 받게 되니 너도 나도 입을 닫게 되고, 세대간 대화도 없어지니 그 장벽이 더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요즘처럼, 나이가 벼슬이 아닌 시대에, 입도 뻥끗하지 못하게 하는 ‘꼰대’라는 재갈은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첫 직장 명함

90년대 초반에 샀던 책을 다시 꺼내 읽다가 책갈피로 사용했던 반가운 예전 명함을 발견했다. 1994년도 금성사(金星社)에 입사했을 때 받았던 명함. ‘서울’을 제외하고는 모든 단어가 한문으로 쓰여진 것이 흥미롭다. 내 이름은 특별히 한글로 해달라고 부탁했으리라. 대학시절 국어운동학생회라는 동아리 활동을 했고, 나름 한글전용론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權在洛이라는 한문 이름이 써져 있었으리라. 지금이야 한글전용이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90년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글전용과 국한문혼용에 대한 논쟁이 꽤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듬해에 LG전자로 사명이 변경되었으니, 금성사의 마지막 해와 LG전자의 첫 해를 함께 했다. 내 첫 직장이기도 했고, 대학 2년과 대학원 2년의 등록금을 책임져준 고마운 회사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항상 애정을 갖고 있다.

새해

새해가 밝았다. 한국의 상황은 여전히 어지럽다. 다행히 내란 수괴가 체포되고, 구속되어 한숨 돌리는가 싶었는데, 폭도들이 법원을 습격하고 판사를 공격하려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런 와중에 오래동안 성심 성의껏 준비해온 과제 제안서가 최종 탈락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오래동안 준비했던 것이라 실망이 너무 크다. 어떻게 이 상심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시간이 어느 정도는 해결해 주겠지… 기다려 보자.

준비했던 계획은 큰 뼈대하나가 부러져버렸다. 앞으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번 주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마음을 추스리는데 전념하자.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는 좀 더 명확한 방법론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내가 모자란 탓이다. 내가 더 좋아하는 일을 더 오래동안 할 수 있도록, 좀 더 자주 심호흡하고, 좀 더 자주 쉬어가고, 좀 더 자주 나를 돌아보자.

일기장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즈음이다. 박사학위를 무사히 받고, 직장을 잡아 미시간으로 이사를 하고, 안정을 잡아가던 시기였는데, 그 당시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마음이 힘들 때였던 것 같다. 나를 힘들게 했던 이유는 그 이후 차차 알아가게 되었다. 어쩌면 일기를 쓰게 된 이유도 이것과 연관이 되어 있을 수도 있겠다.

초등학교 때 5학년 때였던가, 이성에 눈뜨기 시작했던 무렵에 썼던 일기장을 나중에 부끄러운 마음에 대부분을 찢어버렸다. 한 동안 쓰지 않던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고, 꾸준히는 아니지만, 가끔씩이라도 일기를 끄적거렸던 것은 대학교 다닐 때까지 였던 것 같다.

제일 왼쪽부터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 일기장. “크지 않는 고독”이란 일기장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데, 열쇠도 없거니와, 열어볼 생각도 없다.

그리고 나서는 결혼 생활, 회사 생활,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광풍이 몰아치는 동안에는 개인 웹사이트를 만들어, 일상을 끄적였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다.

종이 일기를 다시 써야지 했던 것은 아마도, 웹사이트 자료라는 게 장기간 유지/보수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는 것과, 그 무렵 시작한 손가락 관절염 때문이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고통스럽기도 하고, 이렇게 계속하다가는 관절염이 더욱 악화될 것 같아,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키보드 작업을 줄여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시작한 일기 쓰기가 이제 10여년이 넘어가고 있고, 그동안 모아놓은 일기장이 꽤 많은 분량이 되었다. 대부분이 일상의 단상과 넋두리, 또는 머리 속에 떠오르는 쓰레기 같은 생각들이지만, 뚜렷하지 않은 생각을 글로 옮겨본다는 것이 여러가지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나서는, 부끄러워서 다시 펼쳐서 읽어보지는 못할지라도 계속 끄적여 나가고 있다.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다양한 형식의 공책. 매일 휴대해야 하다보니, 두꺼운 것보다는 얇은 것, 그리고, 스프링으로 철이 되어 있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해서, 최근에는 단순하고, 작은 것을 이용하고 있다.

일기라는 게 생각의 쓰레기통 같은 것이라, 버리고나면, 열어보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얕고, 사악하고, 부끄러운 생각의 쓰레기들이 썩어가며 악취를 풍기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다면, 그 중 일부라도 발효된 놈들이 남아 있을까하여, 일단은 서랍 깊숙히 보관하고 있다.

주민등록 신고

한국에 도착한 다음 날, 주민센터에 가서 주민등록 신고를 했다. 안내된 내용에는 신분증과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서만 가져가면 되는 것처럼 나와 있으나, 실제로는 주민등록 신고 주소지의 세대주의 인적사항과 서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대주와 동행해야 한다. 5월 1일이 다행히, 직장인은 휴일이지만, 공무원은 휴일이 아닌 날이라, 세대주와 함께 주민센터에 방문할 수 있었다.

주민등록증은 기존에 발급받은 것이 있으면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꼭 가져가야 한다. 새 주민등록증 발급은 3 ~ 4주가 소요된다고 한다. 주민센터에 직접 방문해서 받아가야 하며, 대리 수령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내가 직접 방문할 예정이라 자세한 사항은 알아보지 않았다.

주민번호는 기존에 쓰던 번호를 그대로 쓰게 되었다. 영사관 측에서 안내받을 때는 새로운 번호를 발급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항상 기존 번호를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것인지, 바뀔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기존 번호를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아니라면, 기존에 한국에 금융기관 등에 등록된 내 정보를 확인하는데 애를 먹었을 것 같다.

국적회복

여권 신청

3월 8일에 여권 신청을 위해 시카고에 다녀왔다.

일반적인 여권 신청 서류에 추가해서 두 가지 서류가 더 필요했다.

  1. 국적회복 증서 (사본)
  2. 외국국적불행사 서약서 (사본)

사진은 영사관 내부에 설치된 사진기로 그 자리에서 무료로 찍을 수가 있었다.

여권 도착

4월 8일에, 마침내 우편으로 여권을 받았다. 2021년 말에 시작한 국적회복 신청이 거의 마무리가 되어 간다. 지난 12월 1일에 국적회복 확인 서류 받고, 다시 2024년 3월 8일에 여권을 신청했고, 한달여 만에 여권을 받았다.

이제 한국 방문해서 주민등록 신고만 하면 모든 단계가 마무리된다. 미국국적 획득으로 잃게되었던 한국 국적을 다시 찾게되니, 기쁘다. 이제 다시 공식적으로 한국인. 그리고 한국인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갖게되었다. 한국에 작게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10년 만의 재수술

    2013년에 축농증 수술 받은 후, 10년 만에 재수술을 받았다. 워낙 재발이 잘 된다고들 했는데, 괜찮겠지 하는 막연한 낙관으로 관리를 소홀히 한 면도 있다. 수술비용도 그렇고, 회복 과정도 쉽지가 않다. 앞으로는 잘 관리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하자.

    전에는 콧속의 물혹만 제거 했었는데, 이번에는 비중격 성형술(Septoplasty)도 함께 받았다. 콧 속의 물렁뼈가 콧속 염증이나 물혹등의 이유로 휘어져서 코를 통한 공기의 흐름이 원할하지 않게 되는데, 이를 교정해주는 수술이다.

    기능성 내시경 부비동 수술(Functional Endoscopic Sinus Surgery)과 비갑개 점막하 절제술(Submucosal Resection of Nasal Turbinates)도 함께 받았다.

    국적회복

    2023년 12월 1일 시카고 영사관에서 대한민국 국적회복 증서를 수여했다. 만 2년이 걸렸지만, 다시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감개가 무량하다는 표현은 이 때 쓸 수 있을 것 같다.

    국적을 증명할 수 있는 여권이나 주민등록증을 다시 받으려면 아직도 몇 가지 단계가 더 남아 있긴 하지만, 법적으로는 국적회복증서에 찍혀 있는 2023년 12월 1일이 공식적으로 국적이 회복된 날이다.

    법무부에서 대법원으로 국적회복 사실이 통보되면 대법원에서 기본증명서 작업이 시작된다고 한다. 기본증명서가 완료되면, 그 때는 여권신청도 할 수 있게 된다. 여권이 없는데, 한국에 입국해야 한다면, 미국여권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게되면 외국국적불행사 서약을 지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불법을 저지르게 된다. 국적회복 절차에 좀더 촘촘히 세부 사항들이 정리되어야 할 것 같다.

    기본증명서 발급이 언제될 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내년 봄에 디트로이트로 순회영사가 오게되면, 여권발급 신청을 해볼 생각이다.

    한국 국적 회복

    미국시민권 취득 후 한국 국적을 상실하게 되었었다. 고국을 버린다는 느낌과 이제는 한국에 대해 타자가 되어버린다는 느낌 때문에 미국 시민권 취득이 잠시 망설여지기는 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영주할 생각인데, 투표권도 없이, 미국에서 또 다시 타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맞는지 또한 의문이 들었다.

    시민권 취득 후,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여러 번의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한편으론 시민권 취득은 잘 한 일이었다는 생각이다. 또한 국방관련 과제를 신청할 때, 미국 시민권자로서 제약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것 또한 좋은 점이다.

    하지만, 때때로 한국의 국적 제도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 또한 아니었다. 외국 국적의 취득이 한국에 대한 일종의 배신 행위로 생각되는 것 같아서다. 30대 중반까지 한국의 성실한 시민으로 국방의 의무를 비롯한 내게 주어진 시민으로서의 의무도 모두 수행했는데, 현실적인 이유로 외국 국적 취득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국적 포기를 강요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닌가 해서다.

    그러던 중에 해외우수인재 국적회복 프로그램을 알게되었다. 일정 요건이 충족되는 사람들에게 국적 회복의 기회를 준다는 것. 신청 자격 중에 여러가지 범주가 있지만, 나에게 해당되는 것은, 일정 기간 이상의 대학 교수 경력과 연구경력 증빙등을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국적 회복을 허용해 줄 수 있다는 것.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그래도 어찌되었든, 진행이 되어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제 영사관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연락이 오면, 시카고 영사관에 가서 국민선서와 국적증서를 받으면 된다.

    이제 또 얼마를 기다려야할 지는 모르겠지만, 국적 허가 후 1년 내에 국민선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만큼 그 전에는 되겠지 하고 기대한다. 가능하다면 내년 총선에 투표할 수 있게 그 전에 마무리되어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진행 일지

    • 2021년 10월 경: 서류 작업 시작.
    • 2021년 12월 4일: 영사관 방문 후 국적 회복 신청 서류 접수. 서류 인쇄해서 방문 접수만 된다고 해서 영사관 방문.
    • 2022년 1월 21일: 법무부에서 신청 서류 접수 확인 이메일 받음.
    • 2023년 6월 9일: 법무부에서 기존에 낸 서류에 대한 soft-copy 송부를 요청받음. 그 사이에 신청 양식에 변경도 있어서, 서류 재 작성 후, 이메일로 송부.
    • 2023년 10월 11일: 법무부에서 국적 회복 신청이 허가되었으니, 담당 영사관을 통해 국민선서와 국적증서를 받기 위한 안내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음.
    • 2023년 10월 12일: 시카고 영사관 국적과에 문의. 명단과 국적증서를 받지 못한 상태라, 아무 것도 진행할 수 없으니, 영사관에서 연락이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들음.

    추가 소식

    • 2023년 11월 6일: 시카고 영사관에서 연락이 옴. 국적회복 신청이 수리되었으며, 국적회복 수여식 진행을 위한 일정을 논의하고 싶다는 내용. 11월 20일 주에 가능하냐고 물어왔는데, 그 주가 추수감사절이 있는 주라서, 보스턴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다른 날짜로 조정 중. 11월 28일, 30일, 또는 12월 1일이 가능하다고 이메일 보냄.
    • 2023년 11월 7일: 12월 1일 오전으로 잠정적으로 결정. 확정되면 시카고 총 영사관에 가야함.

    ** 추가 소식 ** (2024년 4월 8일)

    • 2023년 12월 1일: 시카고 영사관에서 국적회복 선서 후 국적회복 서류 수령함.
    • 2024년 3월 8일: 시카고 영사관에 여권신청을 위해 방문. (추가서류: 국적회복증서외국국적 불행사 서약 확인서 가져가야 함)
    • 2024년 4월 8일: 여권 우편으로 수령함.

    ** 추가 소식 ** (2024년 5월 1일)

    • 2024년 4월 30일: 한국 방문
    • 2024년 5월 1일: 주민센터에 방문해서 주민등록 신고. 안내서에는 신분증외국국적 불행사 서약 확인서만 갖고 가면 된다고 되어 있으나, 주민등록 신고시, 해당 주소의 세대주와 동행해야 한다. 주민등록 신고시, 그 주소지 세대주의 인적정보와 서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한 달 짜리 임시 신분증 (주민등록증을 신청한 상태라는 것을 알려주는)을 발급받을 수 있다. 여권대신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의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다면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이것 또한 가져가야 한다. 새 주민등록증 발급까지는 3 ~ 4주가 소요된다고 한다.

    IBRO 2023 참석과 그라나다 방문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IBRO 2023 학회. 학회의 규모는 SfN에 비한다면 아기자기한 정도. 아무래도 응용연구보다는 의학적 뇌연구 분야에 집중된 느낌이고, 뇌연구와 접합된 로보틱스 분야의 내용은 별로 없었다.

    스페인 방문은 처음인데, 몇 달 전부터 시작한 스페인어 공부가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날씨는, 햇살을 뜨겁지만 습기는 없어 그늘에만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졌다.

    오래된 도시의 숨결을 유지한 아름다운 도시.

    한국 수퍼마켓도 아닌데, 한글 간판에 한국라면과 술, 그리고 김치.

    그리고 절대 빼먹을 수 없는 곳. 중앙시장 – 산 아구스틴. 싱싱하고 다양한 해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조리해주는데, 정말 맛이 있다.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나면 문을 닫기 때문에 일찍 서둘러야 하고, 저녁 식사는 할 수 없다. 음식의 간이 한국 사람 입맛에 딱 적당하다. 너무 짜지도 너무 달지도 않게 맛이 있다. 토마토를 비롯한 야채의 맛도 정말 좋다. 도시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어디를 가나 기본적으로 맛이 있다.

    단 한군데 예외가 있었는데, 중동풍의 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그다지 입맛에 맞지 않았는데, 술이라도 팔면 안주삼아 견뎌보려 했는데, 술도 팔지 않고, 무알콜 맥주를 파는데, 차라리 콜라가 낫지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라나다 공항까지 이른 시간이었지만, 미리 보아둔 택시 정거장 덕분에 제 때 도착했다. 하지만 그라나다에서 출발이 늦어져 마드리드에서 연결편 탑승까지 빠듯한 시간 때문에 공항을 달리다시피해서 겨우 겨우 마드리드발 시카고 행 비행기에 탑승. 시카고에 내려서 짐을 찾으려하니, 도착하지 않았다. 아마도 마드리드 공항에서 제때 시카고행 비행기에 실리지 못했던 것 같다. 다음부터는 특히 국제선의 경우에는 연결편 시간에 여유를 좀 많이 잡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다행히 짐은 이틀 뒤에 하나, 나흘 뒤에 또 하나 이렇게 해서 집에 잘 도착했다.

    가기 전에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유로화 굳이 가져갈 필요없이, 어디서나 신용카드를 쓸 수 있었다. ATM기도 많이 보여서, 급하면 찾아쓰면 되기때문에 유로화 환전 불필요. 그리고, 신용카드는 마스터와 비자 둘 중 하나는 꼭 챙겨가야 한다. Amex같은 미국 카드는 안받는다.